https://youtu.be/uoEBR_yfC_U
퀄컴과 애플, 두 미국 기업 간의 오래된 법정 다툼이 종식되었다는 소식이 들리는 요즘
안타깝게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국내의 두 기업 간의 법정 다툼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3월 29일 LG화학이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였습니다.
주된 이유는 영업비밀 침해이고 그 근거로 70여 명의 전자사업본부 핵심 인력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들이 유출되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이직 과정에서 LG 화학에서 수행한 업무 내역과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들의 실명을
기술하도록 한 것을 그 근거로 삼았습니다.
여기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은 어떨까요?
경력직으로의 이동은 당연히 처우개선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한 이동이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들 뒤에 있는 배터리 시장과 관련한 더 중요한 이야기들에 집중하고 합니다.
< Beyond 스마트폰 >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다음으로 어떤 시장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는 어쩌면
모든 제조사들의 미래가 달려있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답이 있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조금씩 명칭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 지점에서 하나의 해답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앞으로 거대한 시장으로 다시 한번 자리 잡게 될 자동차 시장 중
배터리에서 그들의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우선 LG화학을 살펴보면 전지 매출액은 6.5조 정도지만
CAPEX와 R&D 비중은 전지 부분이 단연 가장 높습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55조정도의 매출 중에 배터리 관련 매출은 0.6% 수준에 불과 하지만
이러한 배터리 사업에만 2025년까지 무려 11조 원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을 정도로
배터리와 관련한 방향성이 명확한 상황입니다.
엄청난 금액이 투자되고 각 사의 미래가 달려있을 수도 있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이 이야기를 단지 처우와 이직문제와 같은 표면적인 이야기로 해설하려고 한다면
LG가 쪼잔하게 이직문제를 가지고 미국에 제소를 하려고 한다든지
SK가 돈으로 기술을 빼내려고 한다는 그런 수준의 관점을 가진 이야기들만이 난무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각 사의 명운을 걸고 벌어지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 소리 없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배터리 전쟁 >
배터리 시장은 중국과 일본 기업이 아직은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파나소닉의 뒤에는 테슬라라는 현재 1위의 전기차 업체가 있고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 전방위적인 지원에 힘입어 내수시장을 베이스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습니다.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LG화학, 삼성 SDI, SK이노베이션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국내 기업들은 일본과 중국만큼의 점유율을 가져가 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이 10퍼센트 벽에 근접해 있고 삼성은 4퍼센트 미만,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1퍼센트 대의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예전 반도체 시장의 모습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듯이 이제 배터리 시장은 외형 싸움에 들어가게 되고
가장 빠르게 외형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장기전에 유리한 구조를 완성하는 기업들이
앞으로 펼쳐지게 될 배터리 시장의 치킨게임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겠습니다.
바로 지금 이 시기는 전기차의 보급과 함께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려있습니다.
따라서 결국 답은 앞으로 과연 어느 업체가
유력한 전기차 제조업체들과 강력한 얼라이언스를 구성해나갈 수 있느냐 이겠습니다.
우선 파나소닉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1위인 테슬라의 배터리 독점 공급 계약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세계 1위권 업체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물론 최근 이 독점 계약이 테슬라가 중국의 텐진 리센과 예비 계약을 맺으면서
위기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파나소닉의 수주가 끊기는 것이 아니고
수주 물량 중 일부를 새 거래선에 할당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을 대비해 파나소닉 역시 도요타와 손을 잡아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중국에 CATL과 BYD에게는 든든한 중국 내수시장이 있습니다.
2016년 말부터 중국 정부는 한국산 배터리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중국 내수시장은 고스란히 중국의 기업들에게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처 아래 중국 기업들은 조금씩 파나소닉이나 우리나라의
LG화학, 삼성 SDI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갔고
특히, CATL의 경우 이제 기술면이나 규모면에서 모두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최근의 전기차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배터리 공급사들의 수가 함께 줄어들면서
물량이 위의 두 업체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내수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나면 르노, 닛산, 미쓰비시, BMW, 현대기아차, 폭스바겐 정도가 남게 됩니다.
가장 빠르게 외형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장기전에 유리한 구조를 가져가는
앞으로 펼쳐질 배터리 시장의 이 치킨 게임에 기본 명제 앞에서
국내 기업들이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끔 남아 있는 시장이 너무도 좁게만 느껴집니다.
제2의 반도체인 배터리 시장의 소리 없는 전쟁의 서막.
과연 우리나라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잘 살아남아 유리한 고지에서 장기적인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편에서 배터리 시장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국내 기업들에 대해 다음 편에서
제대로 깊숙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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